일본 나고야에서 승용차를 타고 40분을 달리자 일본의 대표 기업도시인 도요타시가 나타났다.
이 곳에는 고급 세단인 크라운을 생산하는 모토마치공장을 비롯해 혼샤ㆍ다카오카 ㆍ쓰쓰미공장 등 도요타 주력 공장이 대부분 위치해 있다. 그 중에서도 59년 설립 이래 50년 가까이 가동되고 있는 모토마치공장을 찾았다.
내장재 조립라인. 컨베이어벨트 위를 지나가는 차체에 문짝이 달려 있지 않은 것이 눈에 띈다. 안내를 맡은 구마자와 씨는 "문짝을 달고 있으면 내부 조립을 하기가 불편한 데다 문짝에 손상을 가할 수 있어 '도어리스' 공법을 택한 것"이라고 설명 했다.
차량 내부에 부품을 장착할 때 작업자가 앉아서 일할 수 있도록 고안된 것도 특이 하다. 각종 부품과 볼트, 너트, 나사류 등이 실려 있는 개인별 부품상자 옆에 파란 색 의자가 있어서 작업자가 앉아 공구를 다룰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었던 것.
구마자와 씨는 "도어리스 공법이나 파란색 의자 모두 '가이젠(改善)'의 결과"라고 설명했다. 51년 창의연구제안제도로 출발한 가이젠은 도요타가 세계 최고 품질 자 동차를 만드는 데 가장 크게 기여하고 있다. 지난해 도요타 직원들이 낸 가이젠 아 이디어가 54만개에 이른다고 한다. 직원 한 사람이 평균 13건을 낸 것으로 한 달에 한 건씩은 아이디어를 내고 있는 셈이다. 대단한 보상이 있는 것도 아니다. 최대 2 0만엔의 상금을 받을 수 있지만 그런 경우는 극히 드물다고 한다. 대부분 500엔, 우리 돈으로 5000원에도 못 미치는 상금을 받으면서 이뤄내고 있는 성과다.
도요타의 가이젠은 외국에서도 큰 성과를 내고 있다. 도요타는 3년 전 미국 내 알 루미늄 엔진용 블록 등 부품을 만드는 자회사인 보다인 알루미늄에 신형 캠리 엔진 제조원가를 대폭 낮출 것을 제안하면서 구체적인 가이젠 활동에 들어갔다. 도요타 본사에서 개발한 새로운 알루미늄 주조기술인 '심플 슬림'을 활용해 가벼우면서도 강도가 센 엔진을 만들자고 제안한 것. 당시 보다인 알루미늄의 로버트 를로이드 사장은 도요타 제안에 대해 "미친 짓이거나 진정으로 제안한 것은 아닐 것"이라고 판단했다.
그러나 도요타는 본사 연구 인력 300명을 활용해 보다인측이 신엔진을 개발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결국 꿈은 현실로 변했고 기존 엔진에 비해 50% 저렴한 1000달러 에 3.5ℓ V6 엔진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 있는 GE 제트엔진 조립공장은 6시그마를 통한 생산혁 신의 본보기다. 2차대전 때 지어진 거대한 단층 구조물인 이곳은 군ㆍ민수용 항공 기와 선박 엔진을 만든다. 직원은 7000명이다. 매출 130억달러로 오하이오주 경제 를 지탱한다.
엔진 조립과 성능 테스팅을 하는 곳부터 투어를 시작했는데 건물 기둥에는 온통 난 해한 언어들뿐이다.
'GEnx First Yield=1'이라는 문구가 눈에 들어왔다. "이곳은 차세대 엔진인 GEnx를 조립ㆍ검사하는 곳입니다. 조립성공률(Yield)을 첫 단계부터 100%까지 끌어올리자 는 뜻이죠." 공장을 안내한 도미니크 피토코 개발조립공정 매니저의 설명이다.
조립성공률 100%의 의미는 무엇일까. 피토코 매니저의 설명이 이어졌다. "항공기 엔진은 부품 2만3500개와 부품 작동을 감지하는 센서 3000개, 총길이 24㎞의 전선 으로 구성돼 있습니다. 그렇다보니 처음 엔진을 조립할 때 각 부품과 전선을 조립 하는 도구가 40% 정도만 제대로 맞아 움직이고는 했죠. 조립 도구가 100% 맞아떨어 질 때까지 추가 비용과 시간이 엄청 소요되는 게 일반적이었습니다."
GE가 새로 택한 방법은 개발팀과 조립팀, 조립도구 제작팀을 한 팀으로 통합한 것. 지금은 조립팀 관계자들이 초기 엔진개발 과정부터 참여하고 엔진 개발팀 관계자가 조립도구 개발팀에 조언을 아끼지 않는 등 협력체제가 가동되고 있다.
그 결과 최근 첫 번째 GEnx엔진이 만들어질 때 조립도구가 90% 이상 정확히 들어맞 았다. GE가 이미 800개가 넘는 GEnx엔진을 판매 계약한 상황에서 초기 조립성공률 의 의미는 매우 중요하다. 초기 생산부터 흠이 없어야 엔진이 차질없이 고객에게 인도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