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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도요타의 침울지둔(沈鬱遲鈍)이란?

가디우스 2007. 3. 8. 20:36
중앙일보 미디어마케팅연구소 송명석 입니다.

자동차 전문가들은 2006년이 세계 자동차 산업의 새 역사를 기록하는 해가 될 것이라고 말합니다. 1900년대부터 줄곧 정상을 유지해온 포드 ·GM 등 이른바 미국의 디트로이트가 한 발짝 물러서고, 올해 세계 1위로 발돋움하는 도요타 등 아시아 자동차 산업의 우세가 확연해질 것이라는 이야기입니다. 특히 도요타가 거침없이 업무를 처리하는 '일사천리'식 경영은 각 회사의 집중 연구 과제입니다.

이와 관련, 삼성경제연구소(www.seri.org)의 Best Practice에 게재된 내용을 소개합니다.

'일사천리'의 뿌리 침울지둔(沈鬱遲鈍)
'일사천리'경영의 뿌리는 창업자 도요타 사기치가 발명의 원칙으로 삼았던 침울지둔(沈鬱遲鈍)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침울(沈鬱)은 물에 잠긴 듯(沈),숲에 가려진 듯(鬱) 준비한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지둔(遲鈍)은 느리고(遲) 더디지만(鈍) 철저하게 한다는 뜻입니다. 이를 간단하게 정리하면 '늦더라도 멀리 내다보고 사전에 충분히 준비해서 실행에 옮긴다'는 것입니다. 바로 이 침울지둔을 토대로 발전된 두 가지 실행원칙이 네마우시(ねまわし)와 '전원참가'정신입니다.

네마우시: 공식 루트 밟기 전에 사전 의견 조율
네마우시는 사전조정이라는 뜻으로, 도요타의 경우 여러 가지 비공식적 채널을 활용해 협업과 절충을 유도하고 있습니다. 즉, 도요타는 어떤 일을 추진할 때 담당자들간에 미리 충분한 토론과 의사교환을 하여 절충한 뒤 공식적인 절차를 진행합니다. 네마우시는 담당자 차원은 물론 부문 책임자들 사이에도 빈번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조직간 갈등은 쟁점 그 자체보다도 커뮤니케이션 부재로 인해 서로간의 불신 또는 몰이해로 발생합니다. 네마우시는 사전조정을 통해 이같은 커뮤니케이션 불협화음을 해소한 다음에, 공식 루트를 통해서 업무를 처리함으로써 신속하고 원활한 업무진행을 가능하게 합니다.

전원이 참여해 문제 토의: 구성원 각자가 각 부문의 전문가
'전원참가' 정신은 구성원 각자가 '자기 부문의 최고 전문가가 되는 것'을 전제 조건으로 합니다. 구성원의 전문성이 조직의 전문성을 향상시킵니다. 또 어떤 문제든 구성원 모두 참여해서, 도요타의 원활한 의사소통을 가능하게 합니다. 이같은 개개인의 전문가의 전문화와 '전원 참가'정신은 서로 협조하면서 끝없는 개선을 실현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으로 작용하고 있습니다.

비공식 차원선 진행 더디지만, 공식 루트선 일사천리
앞서 살펴본 도요타의 업무방식은 전원 참가, 철저한 사전 조정 등을 거치므로 비공식적인 루트에서는 시간이 걸립니다. 그러나 일단 공식화되어 추진되면 그야말로 '일사천리'로 진행됩니다. 또 충분히 준비했기 때문에 외부의 갑작스런 변화에 대한 반응도 빠르고, 실행 시점에서 모든 관계자들이 한 목소리로 진행하기 때문에 부문간 업무협조도 원활합니다.

저는 이번 도요타의 이야기를 접하면서, 수개월 전에 읽은 도요타의 하이브리드 자동차 기사가 연상됩니다. 그 기사에 따르면 도요타는 전기와 기름을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자동차 '프리우스'를 타사보다 10년이나 일찍 개발에 나섰고 철저하게 준비했습니다. 따라서 도요타와 같은 노하우가 없는 다른 자동차 회사들이 요즘 들어 공동 개발을 모색하는 등 갈팡질팡한다는 이야기였습니다. 수면 아래 즉 비공식 차원의 출발은 더디지만, 일단 본무대에 올라서면 쾌조의 질주를 거듭한다는 도요타의 '침울지둔'. 새해 저에게 깊은 인상을 심은 경영철학입니다.
출처 : 법과희망
글쓴이 : sunris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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