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청소년 부모와의 관계 다른 나라와 비교해 보니…
한국가정 ‘막힌 대화, 높은 기대’
한국청소년개발원이 지난해 6∼10월 한국 일본 미국 독일 스웨덴의 청소년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부모와의 의사소통 정도에서 한국이 4위 또는 5위를 기록했다. 한국 독일 스웨덴 3국 청소년의 자아존중감과 자신감 비교에서는 한국이 가장 낮았다.
한국청소년개발원은 20일 이 연구 결과를 한국사회학회 주최 ‘청소년 사회화과정에 대한 국제학술대회’에서 발표한다.
○ 자녀와 대화하지 않는 한국의 부모
서울의 한 고등학교 2학년에 재학 중인 A 군은 몇 달 전부터 책을 펴면 글자를 전혀 볼 수가 없었다. 반에서 상위권을 유지하는 그는 원인을 찾을 수 없었다.
부모와 ‘대화다운 대화’를 해 본 경험이 없어 고민을 털어놓을 수 없었다. 그는 병원 정신과를 찾을까 고민하던 중 상담기관을 찾아 문제 해결의 ‘열쇠’를 찾았다. 그는 심리검사 결과 부모에게서 학업에 대한 지속적인 압박만 받아 온 것으로 나타났다. 그의 ‘불안지수’와 ‘스트레스지수’는 최고치인 것으로 확인됐다.
설문조사 결과 한국 부모와 청소년 자녀의 의사소통 내용 중 ‘부모님이 집안일을 모두 알리고 상의하는지’에 대해 ‘그렇다’고 답한 비율은 아버지, 어머니의 경우 모두 5개 국가 중 최하위인 5위였다.
또 한국 청소년은 ‘허물없이 대화하는 정도’에서 아버지, 어머니 모두 4위를 차지했다. ‘대화를 자주 나누는 정도’는 아버지 5위, 어머니 4위를 차지했으며 ‘부모의 잘못된 행동을 지적한 정도’는 아버지 3위, 어머니 5위로 나타났다.
아주대 사회학과 이선이 교수는 “한국의 부모는 다른 국가들에 비해 자녀를 ‘보호하고 가르칠 대상’으로 인식하는 경향이 강하다”며 “자녀와 동등한 입장에서 대화하려는 노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 자녀에게 칭찬보다 명령
청소년 자녀와 부모의 관계를 ‘지지적 관계’와 ‘통제적 관계’로 나눌 경우 지지적 관계는 미국>독일>스웨덴>일본>한국 순으로 강하게 나타난 반면 통제적 관계는 한국>미국>독일과 일본>스웨덴 순으로 강하게 나타나 한국 청소년 자녀에 대한 부모의 압박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내가 잘못했을 때 아버지는 내게 체벌을 가한다’는 항목에 ‘그렇다’고 답한 청소년의 비율은 한국의 경우 40%가량에 이른 반면 나머지 4개국은 10%에도 미치지 않았다. 자녀의 잘못에 대해 체벌보다 깊은 대화와 상담의 필요성을 보여 주는 대목이다.
‘부모에게 가장 자주 듣는 말 비교’에서 ‘공부해라’라는 말은 한국(44%), 미국(43.1%) 독일(34%), 일본(30.3%), 스웨덴(24.7%) 순으로 많이 들었다. 또 한국과 미국 청소년은 20%가량이 부모가 자신에게 기대하는 가치가 ‘학업 성취’라고 답했다. 반면 다른 3개국은 이에 대한 답이 10%에 못 미쳤고, 그 대신 부모가 자신에게 ‘건강’과 ‘행복’을 기대하는 것으로 인식했다.
10여 년간 청소년 상담을 맡은 한국지역사회교육협의회 송보아 강사는 “요즘 부모의 특징은 과거보다 자녀의 성과에 초점을 두는 것”이라며 “잘한 일에 대해서는 보편적으로 긍정적 반응을 보이나 실수에 대해선 그 이유를 생각해 가르치기보다 다그치기만 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청소년인권정책개발원 이미경 씨는 “대화를 통해 가족 구성원의 어려움을 완충하는 ‘가정’의 역할이 회복돼야 할 때”라며 “부모들이 자녀와의 다양한 대화 기술을 배우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조언했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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