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성그룹창업주 고 김수근 회장의 자녀교육법(1)
글쓴이 : 비져너 번호 : 15조회수 : 322007.02.28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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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배달을 하던 10세의 소년가장이 있었다. 새벽 4시에 일어나 맨발로 신문을 돌리던 소년의 삶에는 조금의 희망도 보이지 않았다. 어머니와 두 남동생을 먹여살려야 하는 짐이 무거워 차라리 목숨을 끊고 싶었다. 바로 그때 ‘죽을 용기가 있으면 한번 살아보자’는 각오가 생겼다. 그 힘이 무엇인지 그때는 잘 몰랐다.
그 후 소년은 대구상고를 중퇴하고 삼국상회라는 석탄회사에 사환으로 취직했다. 삼국상회 건너편에 있던 교회 새벽예배에 3개월 동안 매일 참석하면서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이때부터 신앙은 그의 험난한 인생에서 등불이 됐다. 한국 에너지 사업을 대표하는 대성그룹 창업주 고 김수근(2001년 소천) 회장의 이야기다.
‘기업은 내 소유가 아니라 하나님 것’이라는 청지기 정신으로 기업을 일궈온 김 회장과 여귀옥(2006년 소천) 권사 부부의 가정은 5대째 이어온 신앙가정. 현재 김 회장 부부는 소천했지만 부모의 믿음을 유산으로 물려받은 자녀들이 재계와 학계에서 기독교 정신을 실천하고 있다.
1942년 결혼한 김 회장 부부의 만남도 하나님의 섭리였다. 당시 김 회장은 대구상고를 중퇴하고 직장생활을 하고 있었던 반면 여 권사는 대구 신명여고를 졸업한 뒤 평양여자신학교를 수료한 신여성이었다. 김 회장은 여 권사에게 청혼할 엄두를 못 냈지만 대구 남산교회에 다니던 김 회장의 모친 기묘임 권사가 여 권사의 모친 최성연 권사에게 성경을 배우면서 사돈으로 맺어졌다.
김 회장 부부는 슬하에 장남 영대(65) 대성그룹(대성산업) 회장, 차남 영민(62) 서울도시가스 회장, 3남 영훈(55) 대성그룹 회장, 장녀 영주(59·화가) 코리아닷컴 부회장, 차녀 정주(58) 연세대 교수, 3녀 성주(51) 성주인터내셔널 대표 등 3남3녀를 두었다.
이들의 자녀교육관은 세상의 학문보다는 신앙이 먼저 뿌리 내리도록 가정 환경을 만드는 것이었다. 신앙교육을 받은 자녀들은 학교에 들어가기 전 이미 형성된 훌륭한 인격 위에 차곡차곡 지식을 쌓아갔다. 학교 교육은 마치 아름다운 천 위에 곱게 수를 놓는 작업과 같이 순조로웠다. 이들은 ‘오직 우리에게 지혜와 믿음을 주신 그리스도를 반석으로 삼고 그 위에 인격의 집을 짓도록 인도하는 것이 부모의 사명’이라고 생각했다.
자녀 중 4명이 서울대를 졸업했고 3명이 하버드대를 나왔다. 또 장남은 서울대 경영대학원을 수석으로 졸업했고 장녀는 서울대 미대를 수석 입학했으며 차녀는 이화여대에 전체 수석으로 입학했다. 또 차녀 김정주 박사는 하버드대에서 신약학으로 박사학위, 3남은 하버드대에서 경영학과 신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김 회장 부부는 결코 자녀들의 학벌이 좋다고 성공한 자녀교육이라고 생각지 않았다. 오직 배운 학문을 얼마나 가정과 사회, 나라를 위해 사용했는지에 달려 있다고 생각했다.
김 교수는 “부모님은 독실한 기독교 신앙을 통해 우리에게 사랑과 절제 등을 몸으로 직접 보여주셨다”며 “공부하라는 말은 꺼낸 적이 없으며 미국 유학에 오르는 자녀들에게 편안하게 놀다 오라고 하셨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김영주 부회장은 “형제자매들이 가정과 사회, 국가와 교회를 위해 봉사하겠다는 결심을 하게 된 것은 가정예배와 부모님이 매일 들려주신 성경 이야기를 통해서였다”고 말했다. 영주 정주 자매는 모친이 평생 헌신해온 ‘술·담배·마약 근절을 위한 절제운동’에 참여, 세계여자절제회 부회장을 번갈아 맡기도 했다.
또 3녀 김성주 대표는 연세대 신학과, 미국 앰허스트대 사회학과를 졸업하고 하버드대학원에서 기독교윤리와 경제학을 전공했다. 패션유통업을 하면서 세계 각국 패션업계 대표들이 한국을 방문하면 교회로 인도, 복음 전파에 앞장서고 있다. 그는 2004년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의 ‘주목할 만한 세계 여성 기업인 50명’에 선정돼 글로벌 CEO로 명성이 높다.
장남은 법조인 차영조 변호사의 딸 정현(58)씨와 결혼해 슬하에 정한(35) 인한(34) 신학(32)등 3형제를 두었다. 차남은 민명옥(52)씨와 결혼, 은혜(27) 요한(25) 종한(18) 등 2남1녀가 있다. 3남은 금란교회 김홍도 목사의 차녀 김정윤(38)씨와 결혼해 의한(13) 은진(10) 의진(7)을 키우고 있다. 또 장녀는 내과전문의 신현정(62)씨와 결혼, 정희(31) 명철(30) 등 1남1녀를 두고 있다. 차녀는 연세대 교수로 일하면서 대성닷컴 사장을 맡고 있다. 3녀는 하버드 동창 고달드와 결혼해 딸 지혜(18)양을 두고 있다.
국민일보 2007년 2월28일 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