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제자훈련

가정과 교회

가디우스 2007. 9. 6. 17:18
가장 가까운 예로 결혼을 들 수 있다. 얼마 전 한 결혼식에 참석하였고 신랑 신부가 그들의 정체성을 불어 없애 버리려는 것을 보았다. 신랑 신부는 각자 자기 초를 붙잡고 다른 초에 불을 붙였다(결혼 관계를 상징함). 여기까지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그러나 그들은 자신의 초가 타도록 놓아두는 대신에, 자기들의 초를 꺼버림으로서 자아를 포기하는 것을 표현하였다. 일어나서 소리지르고 싶었다. "그렇게 하지 마세요! 당신 자신을 끄지 마십시오! 둘이 합쳐서 전체를 이루게 될 때 더 나은 '당신'을 얻게 될 것입니다." 물론 침묵하고 있었다. 그러나 "둘이 합하여 하나가 될지어다" 라는 말을 들은 후로 그 한마디가 내 속에서 가만있지 않고 내게 물어왔다. '어느 쪽으로 하나가 된다는 것입니까?' 이것이 시스템과 연관된 질문이다.

가정과 교회는 서로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가정에서 자아상을 찾지 못한 사람은 (심리적으로 가정에서 독립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들과 비교하여 자아상을 세우지 못한 사람) 교회에서도 적응하기 힘들다. 이런 사람들은 관계성을 잘 맺지 못하여 주변인이 되며 정도가 심해지면 교회를 자주 옮겨 다니게 된다. 어떤 목회자는 계속된 방황으로 실제로 어느 교회에서도 하나가 되지 못하고 이 교회 저 교회 옮겨 다닌다. 그들의 변명에 따르면 신학적인 견해의 차이나 교회 내의 권력 다툼 심지어 "하나님의 인도"로 자주 옮기어 다닌다고 하지만 실제 주된 원인은 교회의 조직에서 자신의 기능을 감당하는 방법을 터득하지 못한데 있다. 이들은 문제가 생기면 문제를 회피하기 위해 무조건 교회를 옮긴다. 왜냐하면 교회에 계속 남아 있으려면 가정에서도 풀리지 않은 문제들을 풀어야 하기 때문이다. 이것이 바로 시스템과 관련된 문제이다. 이것은 시스템의 문제이기 때문에 목회자가 우리 중에 "아픈 발"이 있다고 신호를 보낼 때 평신도와 목회자는 건강한 지체를 유지하기 위해서 동역 할 준비를 갖추고 있어야 한다.

시스템 이론의 또 다른 측면을 보자. 유질 동상이라는 용어로 불리는 현상은 본질적인 성격은 다르지만 같은 행동 양식을 보이거나 구조적 유사성을 보이는 현상을 가리킨다. 교회 내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발생한다. 유사한 목표, 동기, 신앙, 행동 양식을 가진 가정과 같은 소 조직에서 나타난다. 일반적으로 교회의 소규모 모임이나 하위 조직은 (소그룹, 동기 모임, 교회 내의 가정)두드러진 공통점을 보인다. 이러한 조직들은 마치 배가 심한 타격을 받은 후에 다시 제 위치에 돌아오는 현상처럼 "시행착오를 거쳐서 안정된" 상태로 돌아오는 경향이 있다.(항상성)11) 예를 들어 어떤 목사님은 예배의 순서를 바꾸어서 새로운 분위기를 만들어 보려 했다. 이에 대한 노력 중 한가지는 미리 준비된 기도와 즉석에서 기도할 수 있도록 순서를 만들어서 성도들의 참여를 적극 유도하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 목사님이 한달 동안 휴가를 간 사이에 장로들은 다시 예전 방식으로 예배를 인도하였다. 다시 배가 제자리로 돌아 온 것이다! 이 예화에서 볼 수 있듯 깊게 자리잡은 오래된 관습 때문에 교회는 다시 편안하고 안일하게 돌아오게 된다.

다른 예를 들어보자. 목사님에게 폐회 기도를 부탁 받은 한 집사님이 주저하지 않고 교인들이 보는 앞에서 다음과 같이 말했다. "목사님, 저는 기도하지 않겠습니다. 바로 목사님께서는 이런 일을 하시라고 사례비를 받는 것이 아닙니까?" 가정, 교회, 집단의 환경이나 문화를 제대로 이해해야 그 조직이나 지체들이 성숙할 수 있도록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 조직 내에서의 변화를 주기 위한 운동이나 캠페인은 간접적인 방법으로 가장 잘 쓰인다.

시스템 가족 이론에 따르면 현대 가정 문제는 지나간 세대에서 풀리지 않고 남아 있는 문제와 종종 관련되어 있다. 이점은 교회 내의 문제에서도 마찬가지이다. 교회를 떠날 때 제대로 이별의 아쉬움을 느끼지 못했던 목사님의 '유령'이 불쑥 나타나거나, 30년 전에 일어났던 교회 내의 불화가 갑자기 표면화되어 교회에 문제가 되기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