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새들백 교회나 시카고 윌로크릭 교회를 찾아 “이 교회에서 예수님을 처음 믿고 지금까지 이 교회에 출석하는 성도들은 손을 들어보시오”라는 질문을 하면 많은 사람이 손을 든다. 동일한 질문을 한국 교회에서 해볼 경우 과연 몇 명이나 손을 들지 모른다. 그만큼 한국 교회에서는 교인들의 수평이동 현상이 심각하다.
한국에는 비신자들을 전도해서 그럴 듯한 규모를 이룬 교회가 적다. 순수하게 예수 믿지 않은 사람들을 전도해서 대형교회가 된 사례가 많지 않다. 성장한다는 교회를 자세히 들여다보면 이웃 교회에서 옮겨온 성도들이 대부분인 경우가 많다. 한국 교회 성장률이 정체된 가운데 한 교회의 성장은 또 다른 교회의 감소를 의미한다.
이런 가운데 경기도 고양시 일산신도시에 자리잡은 한소망교회는 한국 교회에 도전을 줄 만한 교회다. 바로 ‘교회와 성도들이 생명을 걸고 비신자들을 전도하며 그들을 제자로 삼아 세상으로 파송한다’는 뚜렷한 목표의식을 갖고 나아가기 때문이다. 교회는 수평성장을 위한 의도적인 몸부림과 프로그램을 ‘공식적으로’ 중단했다. 교회마다 수평이동을 추구할 경우 모두가 망한다는 위기의식 속에 목회자와 성도들이 비신자를 전도해서 건강한 교회를 만드는 모델교회가 된다는 비전을 가졌다. 작은 교회들도 절망하지 않고 잃어버린 영혼을 찾기 위해서 몸부림을 친다면 성장할 수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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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 목사는 1990년대말 기도하는 가운데 이동성장을 위한 프로그램을 전면적으로 중단할 것을 선언했다. 그리고 철저하게 믿지 않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비신자 전도형 교회’로 거듭나기로 했다. 교회는 이를 위해 ‘알파코스’와 ‘셀목회’ ‘G12 사역’이라는 세 가지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알파코스로 비신자를 전도하고 전도된 초심자들을 셀을 통해 교회 가족으로 만들며 G12를 통해 도시와 세계 열방을 섬긴다’는 확고한 구조를 만들었다.
한소망교회는 비신자 전도와 관련해 두 가지 원칙이 있다. ‘한 영혼을 구하기 위해서는 어떠한 대가라도 지불한다’는 것과 더불어 ‘한번 교회에 들어온 영혼은 다시는 세상에 빼앗기지 않는다’는 원칙이다. 교회 성도들은 매년 ‘베스트 VIP3 카드’를 제출한다.
성도들은 3명의 전도 대상자들을 ‘인생 최고의 고객(VIP)’으로 삼는다. 성도들은 기도할 때나,밥 먹을 때,시간이 날 때마다 이 VIP들을 생각하고 찾아간다. 이 VIP들을 알파코스로 인도하고 이어 셀에 등록을 시킨다. 10주간에 걸친 알파와 셀 교육이 끝나면 비신자들은 거부감 없이 교회에 정착한다.
결과는 놀라웠다. 대부분의 교회 등록자들이 비신자로 채워졌다. 지난해 한소망교회에는 1800여명이 새로 등록했다. 그 중 80%가 비신자들이었다. 비신자들의 교회 정착률이 92%라는 기록적인 수치를 보였다. 한소망교회를 찾은 비신자들은 VIP로 극진한 대접을 받으면서 교회에 등록하고 이후 새로운 비신자들을 낚는 신실한 어부가 된다. 교회는 해마다 세 차례 알파코스를 갖는다. 수많은 성도가 알파코스의 도우미가 되기 위해서 희생의 삶을 산다.
한소망교회가 펼치는 셀목회는 ‘토종 셀목회’다. 한국 교회가 성장한 그릇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셀목회를 위해 굳이 그 그릇을 깰 필요가 없다고 생각했다. 모든 것을 뒤 엎고 셀이라는 새 그릇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기존 그릇을 더욱 강하게 만드는 셀목회를 펼치고 있다. 한소망교회 성도들은 모두 셀에 소속되어 있다. 장년은 물론 청소년 셀까지 포함하면 교회에 400개의 셀이 있다.
셀이나 G12 목회 역시 비신자 전도를 위해 기능한다. 모든 성도들이 비신자를 전도해서 12제자를 만들고 그 12제자들로 하여금 세상에서 제자를 만들수 있도록 한다. 교회는 제자훈련만 시키는 것이 아니라 ‘제자 삼는’ 성도들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류 목사의 지론이다.
알파와 셀,G12를 통해서 한소망교회 성도들은 서로를 가족으로 받아들였다. 교회가 살아나기 시작했다. 가족이 된 뒤 서로에게는 잃어버린 또 다른 가족(비신자)들에 대한 관심이 일어났다. ‘우리끼리만 모이는 교회’가 아니라 ‘세상을 구원하는 교회’가 되기 위해 노력하게 됐다.
알파와 셀,G12와 함께 한소망교회가 강조하는 것은 성령의 임재다. 류 목사는 셀의 핵심은 성령의 임재라고 생각한다. 류 목사는 그동안 한국 교회는 성령을 너무 닫아 놓았다고 말한다. 그는 “그동안 한국교회는 ‘하나님 없어도 되는 목회’를 했으며 목회자들은 ‘하나님 없어도 살아가는 방법’을 교인들에게 가르쳤다”고 강조했다. 성령은 탐구의 대상이 아니라 체험과 교통의 대상이며 매일의 삶속에서 경험되어야 할 명제라는 것이 류 목사의 주장이다. 한소망교회 성도들은 셀모임 때마다 서로 “성령 받으셨어요”라고 물으며 성령의 임재를 소망하고 있다. 이들은 성령을 통해서만 잃어버린 영혼을 위한 ‘아버지의 마음’을 가질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비신자들을 향한 뜨거운 사랑의 마음을 갖고 성령을 사모하는 한소망교회는 2010년까지 3000개의 ‘불신자 전도형 교회’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갖고 있다. 직접 개척하거나 세미나를 통해 기존 교회에 영향을 줘서 잃어버린 영혼을 위해서 존재하는 수많은 교회를 만들겠다는 꿈이다. 한소망교회의 목회혁명은 간단하다. ‘비신자를 전도해 제자 삼는 것’이다. 이를 위해 수평이동을 위한 의도적인 몸부림을 중단하는 것이다.
이태형 전문기자 th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