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생명의말씀

[스크랩] 이상화 목사(한국 소그룹 목회 연구원, 트레이너)

가디우스 2007. 9. 5. 10:44
이상화 목사(한국 소그룹 목회 연구원, 트레이너)

‘건강한 교회!’라는 슬로건이 제시되면서 건강한 교회를 이루는 여러 가지 질적 요소 중에 건강한 소그룹 사역에 대한 강조가 한국교회에 하나의 신드롬으로 정착하고 있다. 성장의 정체기에서 급기야 마이너스 성장기로 접어든 교회의 현실과 수적인 면에서뿐만 아니라 새로운 세기에 접어들면서 성숙한 신자를 길러내야만 하는 절박한 교회의 내외적인 요구는 더욱 소그룹을 통한 훈련과 양육시스템을 요청하게 되었다. 그래서 최근 10년 이래에 교회가 당면한 현실적인 위기를 감지한 많은 목회자들이 교회의 성장을 목적으로 하든지, 또는 교회의 사회적 신인도 회복을 위한 내적 체질개선을 위해서든지, 혹은 교인 개개인으로 하여금 훈련된 영적 군사로 세우기 위해서든지 소그룹에 많은 관심과 투자를 하고있는 것을 보게된다.
사실 냉철하게 따져본다면 한국 교회 내에서 소그룹 사역에 대한 중요성을 본격적으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은 불과 10 여년을 좀 넘긴 것에 불과하다. 사실 1980년대 말까지만 해도 소그룹성경공부는 선교단체에서나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었고, 교회에서는 선교단체에서 발행한 성경공부 교재를 대학부나 청년부에서 몇 권씩 사용하는 것이 고작이었다. 그리고 보수적인 입장에 서 있는 교회들은 선교단체에서 발행한 성경공부교재를 사용하는 것도 엄격히 규제했던 때가 바로 그 시절이었다. 이러한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한 것은 80년대 말에서 90년대 초반으로 넘어가는 때라고 볼 수 있다. 1980년대 초반에 서울의 내수동교회 대학부, 성도교회 대학부, 사랑의교회 대학부와 청년부 등에서 선교단체의 역동성을 교회에 접목시키려는 노력이 시도되었고, 이런 노력을 통하여 80년대 중반에 이르러 이들 교회 청년, 대학부들이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던 것이다. 이러한 청년대학부의 성장을 장년사역에 접목시켜 교회 전체차원의 소그룹 운동으로 활성화시킨 것은 사실 90년대 초반을 지난 시점이다. 90년대 초반에 이르러 목회자 스스로 설교만으로 교인들의 내면적인 영성과 그들 자신을 둘러싸고 있는 상황에 대한 균형잡힌 영적 시각을 가지도록 훈련하는 일, 그리고 삶 속에서 부대끼는 문제들에 대해 성경적 대안을 일관성 있게 지속적으로 제시하는 양육하는 일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는 것을 판단하기 시작한 것이다. 기독교출판사들도 이에 부응하여 80년대에는 소그룹 성경공부교재 출판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이다가 1990년대에 들어와 초반이 지난 시점부터 소그룹 철학과 인도법, 소그룹을 통한 교회 내의 양육체계 등과 관련된 도서들을 출판하는 경향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이런 점에서 한국 교회를 놓고볼 때 소그룹 사역이 교회 내에서 그저 하나의 프로그램으로서가 아니라 교회 전체의 필수적인 양육시스템으로 자리잡게 된 것은 90년대, 그것도 초반이 아니라 중반이 지나면서 목회자들의 의식 속에 제대로 자리잡기 시작했다고 보아도 좋을 것이다.

소그룹사역에 대한 이런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이미 소그룹 체계를 가지고 성장을 경험한 개 교회의 소그룹 프로그램이 한국 교회 전면에 새로운 대안적 사역으로 부상하기도 했고, 1990년대 중반부터는 봇물 터지듯이 수많은 소그룹 체계들이 소개되기 시작했다. 이른바 셀목회, 알파코스, 윌로우크릭교회 소그룹이야기, 새들백교회 소그룹 프로그램, 세렌디피티 소그룹 등 과 같은 것들이 세미나의 형식으로 목회자들에게 파고들기 시작한 것이다. 셀교회의 아버지라 불리는 랄프 네이버 목사를 주 강사로하여 2001년에 개최된 제1회 셀교회 컨벤션이 열렸을 때 이 세미나에 무려 1,300 명이나 되는 목회자와 교회지도자들이 참가한 것은 가히 사건이라고 일컬어도 될 만큼 한국교회 내부에 소그룹 양육체계에 대한 관심과 의식이 높아진 양상을 단적으로 볼 수 있는 실례였다.

그런데 소그룹과 관련한 책들이 쏟아지고 세미나가 개최되면 개최될 수록 소그룹 사역과 관련한 또 하나의 혼돈양상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른바 ‘소그룹’(Smallgroup)이라는 단어와 전통적으로 교회가 작은 수로 모여왔던 ‘구역’이라는 단어의 혼돈이었다. 또 셀(Cell)사역이 보급되면서 소그룹과 셀, 셀과 구역의 혼돈현상이 생기기 시작한 것이다. 그러나 용어의 차이가 아무리 두드러진다해도 소그룹 전문사역자들이 항상 언급하는 “그리스도인의 소그룹은 정해진 시간에 3명에서 12명 정도의 그리스도인들이 그리스도 안에서의 풍성한 삶을 위한 가능성을 발견하고 성장하기 위한 공통의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얼굴을 맞대고 한자리에 모인 모임이다.”는 로베르타 헤스테네스(Roberta Hastenes)의 소그룹에 대한 기초적인 정의에 정초한다면 어떤 용어로 언급되는 양육체계라 할지라도 ‘소그룹’이라는 우산 아래 강조점을 달리하는 소그룹 내의 다양한 모델이라고 파악해야 옳다.

이런 맥락에서 교회가 역사적으로 교회의 성숙과 성장, 그리고 성도 개개인의 양육과 훈련을 위해서 채용한 소그룹 모델은 다음과 같다.

첫째, 제자훈련모델
한국교회에서 소그룹에 대한 관심의 도화선이 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것은 사랑의교회의 제자훈련이다. 제자훈련이 큰 결실을 맺고 사랑의 교회가 대교회로 성장함에 따라 교계의 이목이 집중되었던 것이다. 제자훈련은 제자로 훈련받고자 지원하는 사람들을 모집하여 4-7명의 그룹으로 나눈 뒤 소그룹 성경공부로 강하게 훈련시키는 훈련체계이다.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소위 다락방이라고 부르는 소그룹을 인도하게 함으로써 기존의 구역예배의 한계를 넘어섰을 뿐 아니라 목회자와 동시에 평신도의의 지도력을 극대화할 수 있었다.

서방교회에서는 리로이 아임스로 대표되는 네비게이토와 같은 선교단체에서 제자훈련을 제창하여 수많은 젊은이들에게 큰 영향을 미치기는 했지만 교회안에서 제자훈련을 실시하여 대교회로 성장한 경우는 한국교회에만 있는 독특한 사례이다. 이렇게 볼때 한국교회가 소그룹을 소개받게된 첫 번째 통로는 선교단체의 성경공부프로그램이었고 두 번째로 제대로 소개받은 통로는 사랑의교회에서 시작된 제자훈련이었다.

제자훈련소그룹의 성경적 기초는 예수님께서 12제자들을 부르시고 ‘사제관계’와 ‘책임’으로 그 사역을 확장하신 모습이다. 이 모델에서 지도자는 하나의 멘토로서 다른 사람들을 자기 곁으로 초대하여 그들이 또 다른 그룹을 재 탄생시켜 지도자의 역할을 할 수 있을 때까지 함께 나눔을 갖는 것이다. 이것은 예수님의 모델이다. 예수께서는 사도들을 부르시고 3년동안 훈련시켜서 그들이 제자 삼는 일을 하도록 파송하셨다. 제자훈련 그룹은 아주 헌신된 자들로 대부분 구성되기 때문에 사람들이 쉽게 참여할 수 없는 것은 단점이지만 그리스도의 강한 제자를 만들어 내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둘째, 메타모델(셀모델)
제자훈련이라는 훈련체계가 많은 사람들의 관심 속에서 본격적으로 한국교회 전반에 소개되기 시작하면서 90년대 말에는 “셀”이 등장하여 유행하기 시작했다. 셀교회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랄프 네이버를 한국에 초대하여 셀교회컨벤션을 열자 한국교회의 수많은 목회자들이 그곳에 참석하여 “셀”의 열풍을 일으켰다. “셀”이라는 말은 결국 소그룹이라는 말과 같은 뜻이지만 “셀”이라는 말에는 랄프 네이버의 교회관이 포함된 독특한 소그룹이론이 들어있기 때문에 소그룹이라 하지 않고 “셀”이란 단어를 고유어로 사용한 것이다.

한국에서는 랄프 네이버를 통해 셀교회가 널리 소개되었지만 셀교회유형의 소그룹을 소그룹이론에서는 이것을 메타유형의 소그룹이라 부른다. 칼 조지(Carl George)가 이 모델을 개척하였으며, “메타(meta)”라는 말은 변화 또는 변형을 의미한다. 메타모델은 제3세계에서 발견된 교회성장의 원리들을 미국 교회에서 사용할 수 있도록 적용하고자 칼 조지가 시도한 것이다. 제3세계의 많은 교회들은 건물이나 전문적인 교역자들이 없으면서도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고 책임을 공유하고 있다. 바로 이 점으로부터 칼 조지는 교회의 재구성을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우리는 소그룹 교회다. 우리 교회의 소그룹들은 선택사항이 아니다. 이것이 우리 교회가 존재하는 방식이다.” 메타모델을 활용하는 몇몇 교회에서는 실제로 교회의 참가자 수를 주일 아침 예배에 참석하는 사람의 수가 아니라 소그룹에 참석하는 구성원 수로 계산한다. 이 모델은 피라미드와 같이 담임목사가 네트워크된 교구목사들을 통하여 모든 사람들을 섬기는 구조이다. 목회자들은 교구장들을 섬기고, 교구장들은 소그룹 인도자들을 섬기고, 소그룹 인도자들은 맡은 사람들을 섬기는 것이다. 그래서 교회 안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섬김을 받으며 섬기는 것이다.

그리고 메타모델 소그룹의 주요 기능은 번식이다. 실제로 메타모델에서 소그룹의 전체 목적은 교회 성장이다. 교회는 하나의 가정 그룹으로 시작하여, 그 그룹이 보조 인도자를 통해 번식함으로써 성장해 나간다. 그룹의 구성원이 10명이 되는대로, 보조인도자는 새로운 가정 그룹의 인도자가 되며, 또 다른 한 사람을 택하여 그 사람과 함께 또 하나의 셀을 형성한다. 이런 방법으로 소그룹은 번식을 계속한다. 셀 조직을 통하여 세워지는 교회에서는 이것을 유기적인 세포조직 시스템이라고 부른다. 즉 ‘셀(세포)’이라는 말 자체가 의미하는 것대로 셀 자체가 담지하는 생명력을 인정하면서 셀의 자가번식을 중점적으로 강조하는 것이다.

제자훈련이 소그룹을 통해 신자들을 예수님의 제자로 훈련한다는 “훈련”에 강조가 들어가 있다면 셀교회는 교회가 작은 구성단위의 집합체의 번식이라는 면에 강조점이 있다. 교회가 아무리 커도 결국은 작은 단위의 “셀”이 모여서 이루어진 것이기 때문에 “셀”을 어떻게 조직하고, 관리하고, 세포 분열시키는가에 대하여 지대한 관심을 갖고 접근하고 있는 것이다. 랄프 네이버는 기존의 교회체계를 프로그램화된 교회라고 정의하고 있다. 장로 집사와 같은 직분과 주일학교와 남전도회와 같은 부서, 그리고 그 활동들을 한마디로 “전통주의 교회”, 프로그램화된 교회“라고 표현했다. “셀”의 특징은 이러한 기존교회의 프로그램이나 조직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적용하기는 곤란하기 때문에 교회의 체질을 근본적으로 바꾸어야 한다는데 그 초점이 있다고 할 수 있다. 그러므로 셀교회는 강한 유기체적 구조를 가질 수 있고 모든 사람들이 참여하는 총체적인 비전을 제공함으로써 교회를 통합시킬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에 교회 행정 전체를 재구성해야 한다는 약점을 가지고 있다. 또 다른 약점은 그룹을 세우는데 있어서 번식 과정의 영향이다. 성장이 최우선적인 목표가 됨으로써, 그룹을 세워 가는 과정이 새로운 셀을 만들기 위해 겪는 세포분열로 인하여 단절을 경험하고 혼란을 겪을 가능성이 커다는 약점이 있다.

셋째, 통합(구역)모델
제자훈련이나 셀교회의 공통분모가 있다면 그 활동이 모두 소그룹으로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교회는 초대교회이래로 언제나 소그룹활동이 있었다. 따라서 셀교회의 개념이외의 몇 가지의 소그룹 유형을 더 정리할 수 있다. 그 중에 한가지가 한국에서보다는 외국에서 더 유명한 Dr. Cho 모델의 소그룹이다. 구역조직으로 탁월한 여의도순복음교회의 조용기 목사의 이니셜을 이용하여 조모델이라고 명칭한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유형의 모델을 통합모델이라고 부른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한국교회는 세계적인 소그룹모델을 두 가지(제자훈련모델, Cho 모델)나 가지고 있는 셈이다.

여의도 순복음교회는 초창기에 소그룹을 교회와 연결시키기 위해 모든 그룹을 담임목회자 자신이 직접 인도했다. 그러나 곧 지쳐 버릴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소그룹 리더십을 사람들에게 나누어주는 것으로 방향을 바꾸었다.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소그룹을 시작할 때만 해도 한국 사회는 많은 사람들이 하루 12-14시간을 공장에서 일해야만 했던 시대였기 때문에 사람들이 리더가 되어 달라는 목회자의 제안을 쉽게 받아들일 수가 없었다. 그래서 교회에서 여성들을 소그룹의 인도자로 내세울 수밖에 없는 물리적 상황이 전개된 것이다. 그리고 모회자는 교회에서 시간을 낼 수 있는 여성 성도들을 한자리에 모아 놓고 그들에게 이렇게 말한 것이다. “나는 여러분에게 나의 사역을 나누어 드려야만 합니다. 나는 여러분에게 나의 권위의 모자를 줄 것입니다. 내가 여러분에게 드리는 이 파란 모자를 쓰고 나의 소그룹으로 가서, 나의 목양지에서 나의 소그룹들을 인도하십시오.” 그리고는 매 주일 구역장들을 대상으로 각 구역으로 흩어져서 구역모임에서 해야할 말을 입 속에 넣어주었다. 그리고 구역장들은 구역모임에 가서 구역모임에서 받은 말씀을 더하거나 빼는 것 없이 그대로 전달하는 역할을 한 것이다. 이것이 바로 여의도순복음교회가 사역을 확장시키고, 교회가 커져도 목회자가 무리없이 교회를 권위있게 이끌 수 있는 토대를 만드는 요인이 되게 했다. 결국 통합(구역)모델 이라는 것은 매 주일 소그룹 리더들이 목회자의 가르침을 받고, 그것을 자신이 맡은 구역소그룹에서 재생하므로 가정과 강단을 직접 연결해 주는 형태를 띤 소그룹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통합(구역)소그룹은 그 반대 급부도 충분히 예상할 수도 있지만 말씀의 카리스마를 가진 능력있는 메신저가 운용한다면 아주 효과를 볼 수 있는 소그룹 형식이라고 할 수 있겠다.

넷째, 언약모델
제자훈련과 셀교회, 그리고 통합유형의 소그룹에 익숙해 있는 한국교회의 지도자들에게는 조금 생소할 수 있는 또 하나의 모델이 있다면 언약모델을 들 수 있다. 로베르타 헤스테네스(Roberta Hestenes)가 이 모델을 대중화시켰지만, 미국 세렌디피티 하우스(Serendipity House)의 라이먼 콜먼(Lyman Coleman)은 1959년부터 1961년까지 그의 박사학위를 준비하던 중에 언약모델을 시작했고 “소그룹에 의한 성장”이라고 이름 붙여진 과정을 개발했다. 로베르타는 1972년도에 시애틀의 대학장로교회에서의 사역을 위하여 이 모델을 채택했는데 그녀는 이 모델로 지난 20년 동안 미국에서 한 세대의 목회자들 전체를 훈련시키는 엄청난 일을 해냈다.

성경적으로 이 모델은 구약 성경의 언약에 근거하고 있다. 참가자들이 모임의 기본적인 규칙에 동의하는 언약을 맺는 그룹이다. 민주적인 과정을 거쳐서 소그룹은 그들의 목적과, 특별한 목표와, 공부 주제와 기초적인 규칙과, 그리고 세부적인 전략 등을 결정한다. 언약서의 활용 외에도 언약모델에는 다른 특징이 있다. 먼저 언약그룹의 강조점은 학구적이라는데 있다. 이것은 언약그룹에 관심을 갖게된 사람들은 적어도 진행되는 소그룹의 교과과정이 조금은 어렵고 힘들어도 기꺼이 참여하기로 스스로가 결정한 것인 만큼 가능하다는 의미다. 언약그룹의 또 한 가지 특징은 장기간의 공동체를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 것이다. 언약그룹은 강한 헌신과 높은 수준의 책임감을 요구한다. 언약모델은 사람들을 미래의 인도자로 준비시켜 주기 때문에 성장하는 그리스도인과 새 신자를 위해 좋은 모델이다. 이런 면에서 볼 때 한국교회에서는 제자훈련소그룹이 언약그룹에 가장 가까운 형태라고 볼 수 있다. 한국교회 스타일의 제자훈련의 개념이 없는 서구의 많은 교회들이 언약모델의 소그룹을 선택하고 있다.

언약모델의 가장 큰 장점은 그룹에 장기적인 헌신을 요구함으로써 소속감과 친밀감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언약그룹은 참가자들에게 확장된 가족이 되어 준다. 또 하나의 장점은 교회에 확실한 유익을 주는 깊이 있는 성경공부를 하게 해 준다는 것이다. 언약모델의 약점은 그 장점과 연결되어 있다. 참가자들에게 높은 수준의 책임이 요구됨으로써 언약그룹은 핵심멤버들이나 교인들로 대상이 제한된다. 교회에 나오지 않는 비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유형의 그룹에 흥미를 가질 수 없다.

다섯째, 협력과 회복모델
이 모델은 교회 내에서 특별히 소극적인 교인들과 아웃사이더에 있는 성도들을 대상으로 단기간에 운영되는 소그룹 유형이다. 한국교회는 거의 새신자훈련을 위해 이 모델을 선택하고 있다. 성경본문을 잘 찾지 못하는 사람, 교회의 율례를 잘 모르는 초보신자들, 새로운 공동체에 왔기 때문에 아는 사람이 거의 없는 상황 속에서 새신자훈련은 아주 중요한 소그룹 프로그램이다. 한 마디로 소그룹에 참여하는 사람들의 필요를 도와(협력해) 주고, 혹시 상처받은 영혼이라면 새 살이 돋아날 수 있도록 회복시켜 주는 목적으로 협력과 회복 소그룹은 운용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런데 한국교회 내에서 협력과 회복 소그룹의 형태는 새신자훈련의 범주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많은 아쉬움이 있다. 조금만 생각을 넓혀 보면 협력과 회복 소그룹모델은 교회의 전체적인 성장과 성숙에 있어서 크게 기여할 수 있는 모델이다. 일례로 고3 자녀를 둔 학부모들을 한 번 생각해 보자. 한국에는 대학이 네개(이른바 서울에 있는 서울대, 서울에서 약간 먼 서울약대, 서울에서 제법 먼 서울법대, 서울에서 상당히 먼 서울상대) 밖에 없다는 우스개 이야기가 나돌아다닐 만큼 고3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영적인 갈급함이란 가히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다. 이런 학부모들의 필요에 대해 영적으로 협력하고 그들이 순간순간 회복되어야할 영역에 대해 성경적인 대안을 제시한다면 그 소그룹은 역동적인 소그룹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이런 점에서 협력과 회복 소그룹은 달리 표현한다면 소그룹에 참여한 사람들의 필요에 응답하고, 그들이 치유되고 회복되어야 할 것에 집중하는 소그룹이라는 측면에서 ‘필요중심적 소그룹 모델’이라고 할 수도 있다.

여섯째, 세렌디피티모델
한국교회에 가장 늦게 소개된 소그룹의 모델이 있다면 세렌디피티 모델이다. 세렌디피티 모델은 50년 동안 소그룹 리더십을 연구해 온 라이먼 콜먼의 작업으로 제시되었다. 라이먼은 뉴욕의 갈보리감독교회에서 샘 슈메이커(Sam Shoemaker)와 함께 그의 소그룹 사역을 시작했다. 갈보리감독교회는 교구내의 피폐한 사람들을 돕는 사역에 헌신하였다. 샘은 교회는 지역사회를 섬기는 곳이라고 믿었던 옛 옥스퍼드 그룹에서 출발하였다. 샘은 이웃에 살던 알코올 중독자 애비 대처(Abbie Thatcher)와 친구가 되어 그를 교회로 인도했고, 교회의 다락방에서 생활하도록 하였다. 샘에게는 빌 윌슨(Bill Wilson)이라는 친구가 있었다. 빌은 주정뱅이들을 위한 그룹에 나왔고 마침내는 샘의 도움을 받아서 옥스퍼드 그룹 규칙의 원리들을 다시 쓰게 되었다. 이것이 AA(알코올중독자 자주치료)운동의 12단계가 되었다. 샘의 공헌으로 교회는 지역교구 전체를 향하여 다가가려는 열정을 잃지 않게 되었다. 1950년대에 그 교회는 중앙역의 화장실로부터 월도프 아스토리아(Waldorf Astoria)의 펜트하우스까지 어느 곳이든 찾아갔다. 자살이라는 벼랑 끝에 있던 대부호 거트 비헤이너(Gert Behana)는 이 교회의 그룹에 참여하게 되었고, 상류사회를 위한 사역의 인도자가 되었다. 중앙역의 뒤편에서 교회는 짐을 나르는 노동자들을 섬겼다.

라이먼 콜먼은 베일러 대학교에서 이 운동과 접하게 되었다. 캠퍼스에서 그들의 모임은 “두 권의 책을 든 학생들”로 알려졌다. 그들은 성경으로부터 매일 인도함을 받았고, 각 요일 별로 다른 대륙을 위해서 기도하고자 세계전도를 들고 다녔다. 라이먼은 1956년에 샘 슈메이커를 만났다. 샘은 라이먼의 사역에 대한 비전을 확장시켰고, 몇 년에 걸쳐 라이먼은 교회의 담벼락 주변을 서성이고 있는 사람들을 향한 마음을 갖고 있었다. 세렌디피티모델의 강조점은 교회밖에 있는 소외된 사람들에게 교회로 들어오는 통로를 만들어 주는 소그룹이다. 세렌디피티 모델의 “중심”은 교회의 문턱을 넘지 못하는 상처 입은 사람들에게 있다. 이 개념은 제자훈련모델이나 메타모델, 통합모델, 언약모델이 커버할 수 없었던 영역에 대한 접근이기 때문에 그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다.

결론
이상에서 제자훈련소그룹으로부터 시작하여 세렌디피티 모델에 이르기 여러 가지 형태의 소그룹모델들을 살펴 보았다. 참고로 소그룹의 유형을 구분하는 방법을 사람마다 다양하다는 것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 닐 F 맥브라이드는 그의 책 성공적인 소그룹만들기에서 소그룹을 과정중심그룹, 내용중심그룹, 과업중심그룹, 필요중심그룹으로 나누었고, 어떤 이는 협력과 회복그룹, 성장그룹, 교제그룹, 약속그룹, 후원그룹 등으로 구분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떤 방식으로의 분류를 하던지 중요한 것은 어느 교회든지 어느 한 가지의 소그룹모델만을 이데올로기적으로 접근시켜서는 곤란하다는 사실이다. 각 소그룹에는 그 나름의 장점과 단점이 모두 잠재되어 있다. 그러므로 이 교회에는 반드시 한 가지의 소그룹형태만이 가능하다는 도식은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 즉 모든 소그룹 모델들이 유기적으로 교회에서 적절히 활용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상에서 밝힌 소그룹 모델들은 모든 종류의 교회에서 효과적으로 활용되어 왔지만, 그러나 결코 똑같은 방법으로 활용되지는 않았다. 그것들은 매우 유연하고 독특한 상황에 적합하도록 쉽게 수정될 수 있다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하나의 영적 공동체를 섬기고 있는 목회자에게 주어진 책임은 모든 소그룹 모델들을 똑 같이 지지하지만 각 모델이 가진 장점과 약점을 공정하고 정확하게 평가하고 이런 모델들의 장점을 취사선택해서 교회에 접목시켜야 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개념은 세렌디피티하우스의 라이먼 콜먼박사가 주장하는 피플무버(people mover, 환승역)라는 개념으로 보다 잘 설명할 수 있다. 피플무버 개념이란 지하철을 타고 목적하는 곳을 가고자 할 때 한 번 만에 갈 수 없을 경우 환승역에서 갈아타는 것처럼 처음 교회에 나온 사람들에게 적용하는 소그룹모델과 교회에서 정착한 후 적용하는 소그룹모델을 달리하는 것이다. 즉 필요중심적소그룹에서 시작한 사람이 통합그룹에서는 좀더 교회에 깊이 들어갈 수 있도록 인도되며, 이런 형태로 신앙생활 하다가 다시 언약그룹으로, 그리고 더 깊이 제자훈련그룹과 셀그룹으로 이동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생각해 볼 때 어떤 형태의 소그룹도 자기 것만이 교회 전체를 포괄한다고 주장할 수는 없을 것이다. 목회자들과 소그룹관리자들은 모든 유형의 소그룹을 종합하여 자신의 교회에 적용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최근 한국교회는 다양한 형태의 소그룹 모델들이 봇물처럼 터져 나와 각자 자신이 가진 장점들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교회의 지도자들에게 많은 개념상의 혼란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러한 혼란의 단계에서 한국교회의 소그룹사역이 한 차원 높은 단계로 나아가려면 보다 목회자들이 자신이 섬기고 있는 교회 현실에 맞는 소그룹모델들을 통전적으로 바라보고 계발하는 것이다. 분명한 것은 기성 모델들 가운데 우리 몸(교회)에 꼭 맞는 절대적 옷(모델)은 없다는 사실이다.
출처 : 너무 바빠서 기도합니다
글쓴이 : 눈썹강도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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