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녀양육/유태인자녀교육

정원식 전 총리로부터 듣는 유대식 자녀교육

가디우스 2007. 9. 7. 11:25
정원식 전 총리로부터 듣는 유대식 자녀교육


유대인은 전세계 인구의 0.4%인 1400만명에 불과하지만 아인슈타인, 프로이트, 번스타인, 키신저 등 예술, 사회, 과학, 정치 등 각 분야에서 뚜렷한 업적을 남기고 있다. 노벨상 수상자도 150명 이상으로 전체 수상자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파라다이스 복지재단 이사장인 정원식 전 총리는 “유대인의 힘은 바로 그들만의 특별한 자녀교육방식에 있다”고 지적한다. 최근 ‘세계의 리더를 키운 유대의 자녀교육’이라는 책을 낸 정 이사장으로부터 유대의 자녀교육방법에 대해 들어봤다.


◆두뇌개발교육으로 창의력 키운다

정 이사장은 유대식 가정교육의 특징으로 조기교육, 가정교육, 종교적 색채 세 가지를 꼽았다. 정 이사장은 “유대인들은 뇌발달이 거의 완성되는 6세 이전의 조기교육을 중요시 여긴다”며 “그러나 단순암기식, 주입식 공부가 아니라 아이 스스로 창의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두뇌개발 교육을 시킨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아인슈타인은 ‘나는 천재가 아니다. 단지 남이 생각하지 못한 것을 생각하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며 “그의 창의력은 어릴 때 어머니가 매일 ‘우주의 넓이는 얼마나 될까’ 등의 다양한 문제쪽지로 생각할 거리를 줬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유대인들은 가정에서 조기교육을 실시하면서 일주일에 하루는 반드시 유대교의 사제인 랍비에게서 신학과 민족교육을 배우도록 해 유대민족의 정체성을 잃지 않도록 했다.

정 이사장은 또 “유대인들은 자녀를 부모의 소유가 아니라 신이 잘 교육하라고 위탁한 대상으로 여기기 때문에 여호와 하나님에 대한 의무로 자녀교육을 시킨다는 종교적 신념이 있다”고 말했다.


◆자기주도적 학습습관을 길러주자

정 이사장은 유대교육법으로부터 가장 먼저 배워야 할 점은 바로 아이에게 자기주도적 학습습관을 키우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나라에서 부모가 아이를 초등학교에 입학시키면 가장 먼저 하는 말이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는 거에요. 이는 수동적인 교육을 무의식적으로 강요하는 것입니다.  ‘학교에 가면 훌륭한 선생님이 계시니 무엇이든지 물어봐라’고 말해줘야 아이가 호기심을 가지고 스스로 공부하도록 만들 수 있어요.”

정 이사장은 또 “요즘 부모의 과잉보호가 절제심 없고 의존성이 큰 아이를 만든다”며 “어릴때부터 자립심을 키우도록 부모 스스로 원칙을 세워 아이를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정 이사장은 가정교육에서 아버지의 역할을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요즘 자녀를 키울 때 아버지가 전적으로 어머니에게만 가정교육을 맡기는 경우가 많다”며 “아버지가 가정교육에서 멀어지면 아버지의 권위가 사라지고 가정교육이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충고했다.

정 이사장은 “유대인의 경우 일주일에 하루 이상 아버지가 자녀와 함께 탈무드를 읽거나 지난 한 주간 한 일을 같이 점검하는 등 함께 시간을 보낸다”며 “사회생활로 피곤하고 힘들더라도 자녀를 위해 주말에 같이 독서를 하는 등 자녀와 함께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부모 스스로 자질을 키워라

정 이사장은 부모가 자녀를 제대로 키울 수 있는 자질을 갖추고 이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 이사장은 “부모의 역할은 아이를 낳고 학교만 보내면 되는 게 아니다”며 “아이가 제대로 클 수 있도록 항상 고민하고 준비하도록 노력해야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정 이사장은 또 “자녀에게 야단을 치거나 예절교육을 시키기 힘들다는 이유로 훈육을 포기하면 안된다”며 “믿을만한 친구와 같은 멘토에게 위탁교육시키는 등 다양한 방법을 고민해 어릴 때부터 자녀에게 좋은 습관을 길러줘야 한다”고 당부했다.

“요즘 컴퓨터를 이용한 교육이 많이 이뤄지는데 깊이 생각하는 능력을 키우는 것은 컴퓨터가 아닌 독서입니다. 사고력이 깊은 아이를 만들기 위해서는 책에 흥미를 가지고 재미를 붙이도록 해야 합니다.”


정원식 전 총리가 조언하는 자녀교육법

1. 생각하게 만들어라 - 덮어놓고 가르쳐주는 게 아니라 자녀가 스스로 느끼고 생각하게 만드는 것이 좋다.

2. 원칙을 세워라 - 자녀가 귀엽고 사랑스럽다고 무조건 받아줄 것이 아니라 되는 것과 안되는 것을 분명히 하는 원칙을 세워야 한다.

3. 호기심을 억누르지 마라 - 어린 자녀들이 이것 저것 물어볼 때가 많은데 귀찮다고 생각지 말고 최대한 자세하게 대답을 해줘야 사고력이 발달한다.

4. 무조건 외우라고 다그치지 마라 - 배우는 것이 부모를 위해서 억지로 하는 일이 아니라 즐거운 일이라는 것을 느끼도록 해야 한다.

조선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