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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혁신의 네가지 성공조건

가디우스 2007. 3. 8. 20:33
혁신의 네가지 성공조건
조동성
조동성(서울대 경영대학교수, 한국경영학회 회장)

사람들은 혁신이란 단어를 들으면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까, 하고 싶지않다는 생각이 들까. 지난해 서울대 학부과정 경영전략 강의에서 학생들에게 질문해본 결과 50여명 중 대부분이 혁신을 하고 싶다고 한 반면, 하고 싶지않다고 한 학생은 불과 두명밖에 없었다.

반면 기업에서 경영 실무 경험이 어느정도 있는 석사과정 학생 40여명에게 같은 질문을 하니 이번에는 혁신을 하고싶지 않다는 학생이 30명을 넘었다. 혁신에 대한 경험이 없으면 혁신을 하고 싶어하고, 경험이 있으면 혁신을 하고 싶어하지 않는 양극화 현상이 극명하게 나타난 것이다.

혁신은 ‘가죽 혁(革)’ ‘새 신(新)’ 두 글자로 구성된다. 혁신이 ‘새롭다’는 의미를 가진 글자로 구성된 것은 이해할 만하지만 ‘가죽’에 해당하는 글자는 왜 등장하는가. 가죽을 의미하는 한자에는 ‘혁’외에도 ‘피(皮)’라는 글자가 있다. ‘피’가 동물의 겉을 제거하고 무두질을 한 가공품이다. ‘혁’에는 ‘벗겨내서 고친다’는 뜻이 함축되어 있는 것이다.

혁신은 ‘혁’이 의미하는 바와 같이 우리를 외부로부터 차단하고 있는 피부를 벗겨냄으로써 우리를 새롭게 고치는 활동이다. 그러나 우리 피부를 진짜로 벗긴다면 아파서 기절하거나 죽는 사람도 나올지 모른다. 이렇듯 혁신이란 이를 행동에 옮겨야 하는 사람에게는 여간 힘든 일이 아니다.

혁신을 경험한 사람은 혁신 결과는 즐겁고 향기롭지만 스스로 하기에는 힘들고 피곤한 일이란 것을 잘 안다.

더구나 혁신을 행하면서 그 고통을 감내하는 사람과 혁신에는 참여하지 않고 그 결과만 누리는 사람이 따로 있다면 혁신을 자발적으로 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혁신은 하지 않아도 되는가. 이 세상에는 혁신을 하지 않아도 되는 조직과 혁신을 해야 하는 조직이 있다. 잘나가는 호떡집에는 혁신이 필요없다.

점심시간이면 손님들이 긴 줄을 서는 호떡집이 돈을 벌었다고 해서 광고판을 새로 붙이고 실내장식을 화려하게 하면 단골손님들이 새로운 분위기에 이질감을 느끼고 발을 끊을지도 모른다.

반면에 자신이 세워놓은 목표를 달성하지 못하거나, 목표가 도중에 바뀌거나, 환경이 크게 바뀐 조직은 반드시 혁신을 해야 한다. 왜냐하면
기존 방식으로는 원하는 목표를 달성할 수도 없고, 기존 방식이 새로운 목표에 맞는 방식이라는 보장도 없으며, 기존 방식으로 새로운 환경에
적응할 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러나 잘 나가는 호떡집 같은 조직이 과연 있을까. 젊은 소비자들의 취향이 라면과 같은 인스턴트식품, 햄버거 피자와 같은 패스트푸드 그리고 웰빙 식품이라고도 불리는 유기농 식품으로 숨가쁘게 변화하는 오늘날에는 잘나가는 호떡집 주인도 마음이 편할 수 없다. 그래서 이 세상에 혁신을 피할 수 있는 조직은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구 분포가 변하고 정보기술(IT), 바이오기술(BT), 나노기술(NT) 등 과학기술이 날로 새로워지며 지구온난화 등 세계 환경이 통째로 변하는 오늘날, 혁신을 기피하는 조직에 돌아오는 결과는 현상유지가 아니라 경쟁자에게 밀리고 소비자에게 외면당하는 모습이다. 오늘의 성공에 안주하는 것은 내일의 파멸을 선택하는 것과 다름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 사회에는 혁신을 하고 싶어하지 않고 심지어 불신하는 사람들이 대부분이다.

이런 사회에서 혁신이 성공하는 방법은 있는가. 사람들이 혁신에 부정적인 원인을 찾아내어 이를 해소하면 어떤 혁신도 가능하다. 혁신을 성공으로 이끄는 네가지 성공조건을 제시한다.

첫째, 혁신 주체는 솔선수범해야 한다. 혁신 주체가 말만 하고 행동은 다른 사람에게 시킨다면 아무도 따르지 않는다.
둘째, 혁신 내용은 시장친화적이어야 한다. 혁신 주체가 시장에서 경쟁력을 갖도록 하는 것이 혁신이다. 이세상의 어떤 힘도 시장 메커니즘과 싸워서 이길 수는 없다.
셋째, 혁신 대상을 최소한으로 줄여 혁신으로부터 오는 피로를 최소화해야 한다. 특히 혁신 대상이 아닌 것까지 혁신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하면 혁신에 대한 피해의식과 오해는 더욱 커진다.
넷째, 혁신 결과는 혁신에 참여하는 모든 사람에게 제로섬 게임(zerosum game)이 아니라 윈윈 게임(win-win game)이 되어야 한다. 혁신은 우리 모두를 행복하게 해주는 수단이다.

※ 본 칼럼은 매일경제 2월10일자에 실렸던 내용입니다.
출처 : 보건학 카페 블로그
글쓴이 : 보나르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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