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성/세계최강 생산성 TPS

[스크랩] 도요타는 알지만 닛산, 혼다는 모른다?

가디우스 2007. 3. 9. 14:09

도요타자동차는 모든 기업들의 관심과 선망의 대상이다. 꼭 자동차기업뿐 아니라 타 업종의 기업들도 도요타자동차의 활동은 항시 관심의 대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도요타의 모든 기록은 놀라움 그 자체이며, 소위 Sustainable Company(지속 가능한 기업)의 전형이다. 순익이 10조원이 넘는 기업, 지난 50여 년간 한번도 적자를 기록하지 않은 기업. 세계 1위의 자동차 생산기업을 넘보는 2위의 자동차 기업. 시가총액이 미국의 Big 3를 모두 합친 것보다 훨씬 큰 기업 등.

  디지털의 관점에서 지난 10년간의 도요타자동차의 진화는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정말 눈부시다. 1990년대 말에 세계 최초로 디지털생산시스템을 구축한 기업. 이를 기반으로 세상에 PLM이란 개념이 나오기도 전에 이미 PLM의 개념을 구체적으로 실현한 기업. 통합 BOM을 구축한 기업[1] .

그러나 닛산자동차는 어떠한가? 일본 2위의 자동차 기업. 한때 엘리트들이 근무하기 좋아하던 좌초 위기에 빠졌던 기업. 그러나 자동차 스타일링은 도요타자동차의 그것에 비해서 훨씬 파격적인 것으로 인정받는 회사. 카를로스 곤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배출한 기회를 만든 기업 등.  

현재 닛산자동차의 부활은 이미 완성단계에 있다. 중요한 점은 닛산자동차의 디지털엔터프라이즈 시스템의 수준이 도요타자동차 못지 않다는 점이다. 닛산자동차의 디지털시스템의 특징은 선발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장점과 자신의 장점을 주도 면밀하게 잘 연구하여 통합한 것에 있다.

예를 들어 디지털생산시스템의 구축에 있어서 닛산자동차는 도요타자동차처럼 단계적인 접근법(Phase Approach)가 아닌 빅뱅접근법(Big Bang Approach)를 적용하고 있다. 이를 통해서 훨씬 빠른 시간에 도요타자동차와 유사한, 또는 일부에서는 도요타자동차를 능가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개가를 올리고 있다. 이미 닛산자동차의 PLM수준은 도요타자동차의 수준으로 보아도 별 무리가 없다. 도요타자동차가 내부의 니스(Needs)와 요구를 반영한 단계적인 시스템구축에 성공했다고 하면, 닛산자동차는 이미 정해놓은 밑그림대로 과감하게 시스템을 구축한 형태로서, 외부의 시스템의 성능을 있는 그대로 많이 활용한 경우에 해당한다. Legacy System의 변경을 위해 엄청난 비용을 드린 도요타자동차와 달리, 이전 시스템을 그대로 활용하는 방침 하에서, CAD, PDM UGS의 솔루션을 사용하고, DM DELMIA 솔루션을 기반솔루션으로 선택하였다. 반면 다양한 기종의 다른 솔루션의 연결을 위해서 인터페이스(Interface)에 역점을 기울인 특징을 보이고 있다.

동시에 도요타자동차와 차별화하기 위하여, 지식기반 CAD를 강화하여, 설계기간의 축소와 생산공정설계 및 양산준비를 동시에 축소하는 더 혁신적인 프로세스 구축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그 덕에 도요타자동차보다 2개월 정도 더 빠른 차량개발시스템을 갖춘 것으로 자체 평가하고 있다.  

  한 마디로 닛산자동차는 후발주자로서의 캐치 업(Catch up)전략을 잘 구사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한편, 혼다자동차는 도요타자동차 및 닛산자동차와 또 다른 디지털시스템 구축 문화를 가지고 있다. 혼다자동차는 남들이 검증한 시스템과 구축한 방법론이 충분히 검증되고, 안정되었다고 믿을 때 뛰어드는 형국이다. 가장 후발인 혼다자동차의 디지털시스템에 대한 결과에 대해서는 아직 알려진 바에 없다. 그러나 혼다자동차는 이미 다른 업체에 의해서 검증된 결과를 활용해서, 적합한 솔루션을 골라 사용하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 별도의 추가적인 평가절차를 통해서 시간과 비용을 낭비하기보다는 이미 검증된 솔루션을 기반으로 자사가 추진할 내용을 접합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이들 3개 기업들은 일본자동차의 Big 3이며, 동시에 기술로나 생산수량으로 보나 모두 세계적으로 10위권의 자동차 기업들이다. 특히 혼다는 소형항공기 산업에 뛰어들 만큼 기술에 승부를 걸기로 유명한 기업이다.

지금 국내의 자동차 기업들은 오로지 도요타자동차에 대해서만 주목을 하는 경향이 있지만, 도요타자동차의 도요타웨이나 TPS에 못지 않은 닛산웨이(Nissan Way)나 혼다웨이(Honda Way)가 있다는 것을 아는 사람은 많지 않은 것 같다. 오히려 도요타자동차의 성공보다는 닛산자동차의 사례나 혼다자동차의 예가 훨씬 적합한 사례가 될 수도 있음을 간과하는 것 같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우리기업들의 생각이 종종 지나치게 고정적이어서, 일단 최고책임자가 도요타자동차를 목표로 지정하고 나면, 이를 변경할 도리가 없는 경직된 기업문화를 아직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이다. 목표는 도요타자동차에 두더라도, 그 목표에 이르는 방법은 다양한 길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자신에게 맞는 길이 있거늘, 오로지 도요타의 길을 따라 갈 필요는 없지 않은가?

후발업체에 해당하는 한국기업들, 특히 자동차기업의 입장에서는 오로지 세계 최 우량 기업인 도요타자동차의 성공을 좇고, 벤치마킹(Bench Marching)하는 것도 좋지만, 2번째 또는 3번째 기업의 전략을 눈 여겨 보고, 그들의 캐치업전략을 연구할 필요도 있다. 이런 2-3위 기업들의 성공을 경시하는 풍조는 실제로는 그 기업들과 비교가 안 되는 수준에 처한 우리기업들이 취할 태도나 전략이 아니다. 이는 지독한 자만이며, 불행한 무지에 해당한다.

사실 우리가 배우고자 들면, 인도의 타타자동차에서도 분명히 배울만한 전략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코 웃음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지만, 타타자동차는 이미 대우상용차 지분을 몽땅 사들여서 상용차사업에서 크게 한판을 벌일 전의를 불사르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

디지털세상에서는, 도요타자동차만 알고, 닛산자동차나 혼다자동차를 모른다는 것은 매우 위험한 편견일 뿐이다. ()

 

캐드앤그래픽 2007년 3월호 게재



[1] 2003년 말까지 구축하기로 한 통합 BOM에 대한 결과는 아직 외부로 발표된 바가 없다.

출처 : 한석희의 디지털 경영 이야기
글쓴이 : 디지털전도사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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