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이야기를 들려 드린 지, 달포가 되어갑니다.
그 동안 장마도 지나가고, 여름 피서철도 지나갔습니다.
얼마 전에는 태풍이 지나가고, 또 다시 장마비가 찾아왔습니다.
그래서 이틀이 멀다하고 비가 온 날이 많았습니다.
지금도 며칠 째 지루하게 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비는 흙집짓기에 가장 큰 난적이됩니다.
공사 진척이 많이 드디어졌습니다.
그래도 벽이 다 올라가고, 지붕도 올렸습니다.
그러나, 당초 칠월 중순에 끝내기로 한 공기는 대폭 늦추었습니다.
이제 천천히 마무리를 하려합니다.
우선, 지금까지 진행된 흙집의 모습입니다.
아직 주변 정리가 되지 않아 많이 어지럽습니다.
그러나 일단 지붕이 올라가서
비 걱정은 더 이상 하지 않아도 될 것입니다.
이제 내부에는 구들을 놓고, 장판도 깔아야 하고,
벽면 마감을 하고, 전기 배선을 하고.
문과 창을 달면 됩니다.
외부에도 남은 일이 많습니다.
비가림 대책을 해야 하고,
외부 벽체 마감, 기단 만들기, 배수시설, 물받이 작업 등...
또 주변 조경도 해야합니다.
다시 거슬러, 지난번 보여드린 것에서 부터 이야기를 해봅니다.
드디어, 그 동안 위를 막아주고 있던 지붕이 철거되고,
흙집의 벽체가 드러났습니다.
벽체가 다 올라가고, 지붕 작업을 하기 위한 준비로
이전의 구지붕을 완전히 제거한 것입니다.
그러고 나니, 이제야 제대로 집을 짓는 것 같고,
흙집의 모양이 제대로 나타나 보입니다.
벽체 가까이 무너져있던 토담벽을 정리하여
새로 옹벽을 만드는 작업도 진행하였습니다.
벽면에 빗물이 튀지 않게하고,
약간의 공간을 확보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구들장 놓을 구들돌도 가져다 놓았습니다.
꽤나 무거운 구들장을 내려놓기 위해
이웃집 지게차까지 빌려와야 했습니다.
사람의 손으로만 하기 어려운 일에는
기계의 도움이 매우 효율적입니다.
이것은 비가 오는 것을 대비해
벽체 전체를 비닐로 덮어둔 모습입니다.
그 동안 비가림을 해주던 구지붕이 철거 되었어니.
새로운 지붕이 올라갈 때 까지는
이렇게 비닐로 방수 대책을 세워야 합니다.
이렇게 큰 비닐을 덮었다가 벗겨내는 번거러운 일을
여러번 반복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나마 이 기간 동안 큰 비가 내리지 않아서 다행이었습니다.
해가 나면 비닐을 걷어내고 벽을 말려야 하고,
비가 온다는 예보가 있거나,
혹시나 밤에는 비가 올지 몰라
비닐을 다시 덮어주어야 했습니다.
이제 지붕 작업이 시작됩니다.
보를 다듬고, 그 위에 올라갈 조임목(받침목)을 만드는 모습입니다.
지붕 공사를 맡아주시기로 목수님의 섬세한 손길이
역시 전문가의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이 분은 문화재보수 자격을 가지신 장인입니다.
댁이 논산에 있는데
먼 곳에서 출퇴근하시며, 공사를 해주시겠다고 해서 참으로 고마웠습니다.
지붕 작업을 하기 위해
벽체 상단에 도리목을 대는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조그만 흙집 하나 짓는데
웬 거창한 공사가 진행되었습니다.
당초엔 보가 없이 원형지붕을 만들려고 하였다가
여러가지 사정을 고려하여
보다 튼튼한 지붕을 얹기위해 보를 추가하기로 한 것입니다.
보로 사용할 목재가 엄청나게 크고 무거운 것이라
벽체 위로 올리는 일이 만만치 않았는데.
마침 마을의 이웃에 다른 일로 온 크레인이 있어 잠깐 도움을 받아
순쉽게 보를 올릴 수 있었습니다.
보 위에는 서까래가 올라갈 받침목이 자리를 잡습니다.
이제 정말 집이 만들어지는 느낌이 실감됩니다.
그 동안 벽체만 쌓아 올릴 때는,
일을 하면서도
영 집을 짓고 있다는 느낌이 와닿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보를 올리는 일이
이를테면 상량에 해당되는 셈이라,
간단히 상량식을 하기로 하였습니다.
원래 저는 이런 요식행위에 대해 유난히 맹신하는 편이 아니라
생략할 수도 있었지만,
일해주시는 분들의 안전과 무난한 공사 마무리를 기원하는 마음으로
시루떡과 돼지고기, 과일, 막걸리 한 잔의 간소한 형식으로 고사를 지낸 것입니다.
집을 다 짓고나서
제대로 잔치를 한번 벌리기는 해야할 것 같습니다.
보와 받침목
직선과 곡선의 어울림
조형미가 묻어나는 것 같습니다.
이것이 지붕의 중심이 되어집니다.
서까래가 걸리고 지붕의 하중을 지지해주게 됩니다.
지금은 하늘로 뚫려있지만
지붕이 만들어지고 나면
외부 공간과 방안의 공간으로 경계가 지어지게 될 것입니다.
지금 저 모양은
방안에서는 천정에 그대로 드러나 보이게 됩니다.
지붕 공사의 진행이 빨라집니다.
서까래를 올리고,
평고대 설치, 개판(루바) 작업, 방수시트를 깔고나니,
지붕의 모양이 갖춰집니다.
이제 지붕에 올라가는 기와 작업이 시작되었습니다.
흙집짓기에 있어서
지붕 마감은 여러가지 방법이 가능합니다.
흔히들 많이 하는 너와 마감이 있고,
아스팔트 싱글 마감. 판석 마감이나...
그 외에도 다양한 방법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여러가지 고려한 끝에.
당초 계획한 너와 대신에 기와를 올리기로 하였습니다.
너와와 기와를 비교해보면,
약간의 자재비가 더 추가 되기는 하지만
몇 년 마다 갈아주어야하는 너와에 비해
기와는 거의 몇 십 년 사용할 수 있습니다.
시공 기술에 있어서도 기와 작업이 훨신 더 고급의 작업이 됩니다.
개인의 취향에 따른 차이는 있겠지만
기와 지붕이 훨씬 더 품격이 있어 보이는 것은 사실입니다.
물론 기와 지붕을 하게된 가장 큰 이유는
기와전문가인 이목수님의 조언이었습니다.
문화재를 보수하시던 장인의 솜씨로
멋진 작품을 만들어주시겠다는 데,
어떻게 넘어가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
기와 지붕 작업이 완성되어 가면서
이제 정말 집 모양을 갖추는 것 같습니다.
방 안으로 들어가서 올려다 본 천정입니다.
보와 받침목, 그리고 서까래와 개판으로 천정이 완성되었습니다.
나무향이 한가득 느껴집니다.
흙과 나무의 자연미를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기와작업도 마무리에 들어갑니다.
섬세한 부분의 마감이 돋보입니다.
기와도 종류가 많이 있습니다.
바닥 기와, 추녀,도동, 부와, 코, 망와 등...
이번에 시공한 기와는
전통 재래식에서 조금 개량된 기와 양식을 사용한 것이라
비교적 간단한 편이지만,
전통의 재래 기와는 훨씬 더 복잡하고
다양한 기와를 사용하게 된다고 합니다.
그래도 기와 전문가인 이목수님은
전통의 기법을 활용해 멋진 작품을 만들어 주었습니다.
지붕 한가운데의 연꽃은 장인의 손길이 만든 작품입니다.
지붕 작업이 끝이 났습니다.
오랜만에 하늘이 맑게 개였습니다.
창을 통해본 천왕봉이 의젓하게만 보입니다.
아직, 흙집 짓기가 완전히 마무리되기 까지는 많은 시간이 필요합니다.
이제 천천히 진행하려고 합니다.
작은 방 하나 짓는 일인데도
여러가지 시행 착오를 많이 겪었습니다.
사족입니다만...
그 동안 집짓는 일이 알게 모르게
몸에도 마음에도 많이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이 글을 쓰는 오늘까지 열흘을 쉬고 있는 중입니다.
그 동안의 과로로 몸살이 나
병원가서 진료받고, 약을 타서 먹고 있습니다.
몸은 휴식이 필요하다고 쉬고 있지만,
그래도 마음은
집을 다 지은 후의 보람과 행복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피앗재산장의 황토방이 완공되기를 기다려주시는 분들께는
조금 더 기다려주십사하는 부탁을 전합니다.
다음 소식을 전할 때 까지
늘 건강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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