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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직장선교의 알파: 직장(업)관
가디우스
2007. 9. 17. 02:18
1. 직장선교의 알파: 직장(업)관
1) 직장은 새로운 시대의 산물
시대는 변화되어왔고 앞으로도 무수히 변화될 것이다. 이는 사회의 기본 틀이 농업중심 사회에서 산업사회로 바뀌어졌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연스런 변화인 듯하지만 작은 것이 아니라 굉장한 변화인 것이다. 마치 물리학이 절대적인 만유인력에서 상대성의 원리로 환경변화가 된 것처럼 상상할 수 없는 사회 환경의 변화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사회적 환경과 구조의 변화는 사회 전반에 걸쳐서 급격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직장은 사회적 환경과 구조의 변화가 만들어 낸 새로운 시대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는 직장이라는 개념이 없이도 가정을 중심으로 모든 의식주의 삶이 이루어졌었다. 이는 당시의 사회가 농업 중심의 1차적인 산업이 중심이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산업혁명 이후 사회는 상상을 초월하여 변했다. 그 결과 옛날 같으면 머슴들이나 하던 행위를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농토를 버리고 자원하는 시대를 맞이한 것이다. 한 예로 농촌에서는 자신의 농토를 영농회사에 위탁하고 자신은 그 회사의 직장인(옛날 같으면 머슴처럼)으로 취업하기도 한다고 한다.
직장인! 그들은 조금 전 시대의 말로 표현한다면 ‘머슴’이라는 말이 어떨까? 원래 머슴이란 종이나 하인과는 다른 것으로 자신의 농토가 없기에 남의 집에 가서 일해준 대신에 받은 삯으로 자신의 가정을 꾸려가는 사람들이었다. 이들은 반노예 상태로 주인에 따라서는 엄청나게 어려움을 감수하면서 생계를 위해 일 벌레처럼 일해야 했었다. 이처럼 오늘날의 직장인은 과거의 머슴과 흡사한 모습으로 비춰지는 듯하다.
이런 상황에서 직장선교의 알파는 무엇보다 직장 혹은 직업에 대한 바른 개념을 정립하는 것부터 시작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여기서는 직장에 대해 세 가지 면에서 중요한 터전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이것은 사람이 영과 혼과 육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처럼 직장도 그 세 가지 측면에서 조명해보고자 하는 것이다. 대개는 직장을 단순히 육신적인 면만 보아왔으나 직장선교를 위해서는 인격과 영적인 측면에서도 살펴보지 않으면 안 된다.
2) 직장은 생활의 터전
직장은 1차 산업사회에서 3차 산업사회로 변화하여 가는 가운데 드러난 생활터전인 것이다. 즉 사회구조의 변화에 따라 생활터전이 가정에서 점차 직장으로 바뀌어 가게 되었다. 오늘날의 직장은 인생의 중심부 깊숙이 들어와 점차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그 결과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서 땀을 흘리며 지나치게 매이게 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만큼 직장은 과거처럼 생소한 개념이 아니라 현대인에게는 가장 중요한 생활의 터전이 된 것이다.
다시 말해서 직장은 하나님께서 일용할 양식을 공급해주시는 확실한 생활터전이 되었다. 하지만 직장을 생계유지의 수단만으로 생각하는 것은 잘못된 직장관이다. 직장을 지나치게 의식주 생활의 방편으로만 이해할 경우 자신의 삶이 의식주 생활에 메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만일 어느 직장인이 직장을 생계유지의 수단으로만 산다면 이는 ‘목구멍이 포도청’이라는 말대로 그 생활에 노예가 되고 말 것이다. 온전한 직장선교를 위해서는 직장이 생활의 터전으로 생계유지의 한 수단임을 인식해야 한다.
성경에 보면 ‘공중의 새를 보라 심지도 아니하고 거두지도 않고 창고에 모아들이지도 아니하되 너희 천부께서 기르시나니 너희는 이것들보다 귀하지 아니하냐?’(마6:26)고 하였다. 이는 사람의 수고와 노력으로만 먹고사는 것이 아님을 분명히 보여주고 있다. 물론 사람이 종신토록 수고하여야 그 소산을 먹고(창2:17), 사람이 얼굴에 땀을 흘려야 식물을 먹는다고 하였으며(창2:19), 누구든지 일하기 싫어하거든 먹지도 말라고 하였다(살후3:10). 즉 일해서 먹고사는 것은 당연하지만 먹고사는 것만이 일하는 목적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하지만 직장은 하나님께서 일용할 양식을 공급하시는 확실한 수단임에 틀림없다. 이런 직장이 다양해짐에 따라 일용할 양식을 공급받는 것도 다양해졌다. 과거에 유행하던 직장이 사라지고 새롭고 다양한 직장이 생겨나고 있다. 그래서 오늘날은 일용할 양식을 공급받는 데 있어서 평생직장이라는 개념이 무너지고 평생직업으로 새롭게 부각되고 있다. 어느 경우이든지 직장은 가장 확실하게 이루어진 생활의 터전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직장에 대한 가장 쉬운 접근이요 육신적인 측면에서 이해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3) 직장은 성장의 터전
직장은 인생의 학교로서 성장의 터전이다. 어떤 직장에서든지 일을 하면서 기대하는 것은 무엇보다도 성장하는 데 있다. 세상에서 죄의 대가로 감당하게 되는 징역도 생계유지가 아닌 교도(矯導)에 그 목적이 있다고 한다. 하물며 일반인들이 직장에서 하고 있는 일들도 단순한 생계만을 위한 것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이에 직장은 생계도 위하지만 무언가를 배우고 성장하는 데 목적이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일을 통해서 얻어지는 성장(성숙)은 다른 어떤 것보다도 우선되는 목적이 되어야 한다.
이런 면에서 볼 때 일하는 직장은 인생의 학교가 됨을 알 수 있다. 그곳에서 일어나는 모든 어려움(대인관계나 업무관계의 문제)들은 그 학교의 중요한 교과과정(커리큐럼)이 된다. 세상에 있는 학교에서 배우기 어려운 것을 배우는 무형의 학교인 것이다. 더구나 그리스도인들은 그 학교에서 배운 것으로 갈고 다듬어져서 하나님 나라에 합당한 자로 성숙(성장)하게 될 것이다(엡4:13-15). 그렇게 될 때 일한다는 것 자체가 노역이 아니라 즐거움이 될 것이다.
일반적으로 직장 내의 어려움은 다음과 같은 세 가지의 역할을 하게 된다. 첫째, 자신의 부족한 점을 발견하고 모난 부분을 깎아서 다듬게 한다. 둘째, 하나님께로 인도되거나 온전한 순종을 배우는 도구로써 사용된다. 셋째는 우리로 하여금 거룩함을 잃지 않도록 깨어있게 해준다. 즉 적당한 어려움은 영적으로 깨어있게 하고 하나님께 더욱 가까이 가게 하는 것이다. 나태함과 유혹으로부터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하나님의 중요한 수단이 어려움(역경과 고난)이다.
한마디로 직장은 하나님께서 하나님의 사람을 성장시키시는 수단인 것이다. 바르게 직장생활을 잘 한다는 것은 바로 하나님의 사람으로 온전히 성장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 하나님은 직장과 직업 속에 있는 어려움을 통해서 우리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계획을 갖고 있다. 겉보기에는 그 어려움이 일 자체의 어려움과 인간관계의 어려움일지 모르지만 그것은 하나님께서 성장시키려고 예비해두신 교과과정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이처럼 직장을 통해서 온전히 성장할 때 직장선교를 이루는 데 귀하게 쓰임 받게 될 것이다.
4) 직장은 복음의 터전
그리스도인의 직장은 복음의 사명을 완수하는 터전이다. 직장은 이를 위해서 하나님의 지혜로 만드신 영역이라고 할 수 있다. 만일 직장에서 그리스도인들이 온전히 빛과 소금으로 제 역할을 하지 않는다면 그 직장은 어둠과 부패가 만연하게 될 것이다. 이에 그리스도인들은 단순한 직장생활만으로 끝나지 말고 은혜의 복음을 전하는 사명이 있는 직장인이 되어야 한다. 즉 자신의 달려갈 길 곧 직장생활에 주 예수께 받은 사명을 얹어서 실천해 가는 삶이 요구된다(행20:24). 직장은 오늘날과 같은 산업사회에서 은혜의 복음을 전하는 사명을 완수하기에 합당한 곳이다.
이런 점에서 복음의 터전으로서 직장생활에 승리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다음 세 가지 면을 깊이 주의해야 한다. 먼저 직장은 하나님의 뜻을 이루는 장소이다. 하나님께서 돌보시는 방법이요 하나님의 뜻의 실습장이 직장이다. 직장(업)은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통해 뜻을 이루어가시려고 고안하신 한 통로이다. 우리는 직업에 충실한 하루하루를 살며 그 가운데 서로를 섬기고 하나님의 뜻을 발견해 가야 한다. 우리가 각자의 직업에 충실할 때 이 세상을 다스리시는 하나님의 일에 참여함을 알아야 한다.
다음으로 직장(직업)은 하나님의 나라를 회복하는 수단이라는 점이다. 사회적인 구조악의 문제(탈세, 뇌물, 배금사상, 출판, 영화 등 문화의 타락)에는 교회의 개입도 한계가 있다. 유일한 방법은 직업을 통해서 해결해나가는 길이다. 그리스도인 직장인은 하나님의 뜻을 이 땅 곳곳에서 나타낼 수 있는 분화구와 같다. 가정이나 교회에서는 바르게 살기 쉽다. 하지만 사회 속에서 바르게 살 때 사회의 구조악을 개선할 수 있다. 그리스도인은 직업을 통해 문화와 사회에 적극적이고 깊이 있게 참여할 수 있는 것이다. 이는 복음의 터전을 개간하는 중요한 작업이다.
끝으로 직장(직업)은 하나님의 영광을 드러내는 수단이다. 자신의 삶의 모든 영역을 통해 모범을 보이고 세상의 필요를 채우며 충실할 때 하나님의 영광을 돌리게 된다. 하나님의 말씀을 따라 맡은 분야에서 최선을 다해서 영광을 돌리는데 첫째는 직업 자체를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우리의 봉사와 예배의 일부로 인식할 때이고(골3:23), 둘째는 직업 속의 모든 관계에서 공경하는 마음과 섬기는 자세로 임할 때이다. 직장이란 단순히 육신적인 면과 인격적인 면에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영적인 측면에서 하나님께 영광을 드러내는 기회로 생각해야 한다.
5) 한 마디로 직장이란?
직장이란 일용할 양식을 공급받는 생활의 터전이요 인생의 학교로서 배우고 성숙하는 성장의 터전이요 하나님의 뜻과 영광을 드러내고 하나님 나라를 회복하는 복음의 터전이다. 사람이 육신과 인격과 영혼으로 이루어진 것처럼 직장도 육신적인 면과 인격적인 면 그리고 영적인 면으로 접근해서 이해해야 한다. 어느 한 쪽으로 치우치게 되면 직장을 온전히 이해할 수 없고, 그 결과 직장생활을 온전하게 감당하기 어렵다. 직장생활에서 스스로를 힘들고 어렵게 만드는 원인은 바로 온전한 직장관이 없기 때문이다.
직장이란 사람과 사람, 집단과 집단, 사회와 사회, 국가와 국가, 민족과 민족, 더 나아가 사람과 하나님, 서로서로의 필요를 채우기 위해 섬기는 수단이다. 개인이든 집단이든 각각 필요가 있게 되는데 직장은 그런 필요를 공급해주는 터전이 된다. 특히 대인관계나 대신관계에 있어서도 필요를 채우기 위해서 섬기는 수단이 되고 있다. 이처럼 직장이란 서로가 서로를 향해서 필요한 것들로 섬길 수 있는 터전이라고 할 수 있다. 그 필요는 생활의 터전으로써 혹은 성장의 터전으로써 혹은 복음의 터전으로 채워지고 있다.
한 마디로 직장이란 육신과 인격과 영혼의 필요를 채워주기 위한 하나님의 지혜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먼저 육신에 있어서 무엇보다 가장 기본적인 일용할 양식을 공급받는 터전이 된다. 그리고 인격적인 면에서 자아의 성취와 성장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는 수단이다. 더 나아가 영적인 면에서 하나님의 필요인 하나님 나라의 회복을 온전히 완수하기 위해 창조하신 하나님의 지혜의 산물인 것이다. 이에 직장에 대한 올바른 시야를 가지고 직장생활에 임하는 것이 직장선교의 첫 걸음임을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